2026년 상반기, 산업안전 법령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최종정리)

정광일 공인노무사 · 플러스 티 에이아이

필자 | 정광일 공인노무사 제8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1999) ·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현) 플러스 티 에이아이 / 산업안전 백신 대표

■ 6개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산업안전 법령이 또 바뀌었다”는 말은 매년 나옵니다. 그러나 2026년 상반기의 변화는 결이 다릅니다. 처벌 조항을 하나 더 얹는 방식이 아니라, 그동안 서류로만 존재하던 제도를 실제로 작동시키기 위한 구조적 개편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안전보건 관리 수준을 외부에 공개하도록 했습니다(안전보건 현황 공시). 둘째, 위험성평가를 ‘했느냐’가 아니라 ‘근로자와 공유하고 기록으로 증빙했느냐’로 기준을 옮기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물립니다. 셋째, 중대재해처벌법은 조문이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지만, 대법원이 적용 범위를 넓게 해석하면서 실질적으로 규제가 확대됐습니다.

■ 한눈에 보는 타임라인

· 2026.01.29 — 대법원 2025도15060: 중처법 상시근로자 수는 본사·지점·공장을 합산해 판단 · 2026.02.19 —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공포(법률 제21374호) · 2026.06.01 — 개정 산안법 시행(위험성평가 강화·재해조사 확대·재해조사보고서 공개) · 2026.07.07 — 산안법 개정 공포(제21853호, 외국인 기초안전교육 등) · 2027.1.8 시행 · 2026.08.01 — 안전보건 현황 공시 의무(제10조의2) · 미공시 시 1천만 원 이하 과태료 · 2027.01.01 — 위험성평가 과태료 시행(상시 50인 이상 / 건설 50억 원 이상) · 2028.01.01 — 위험성평가 과태료 시행(상시 50인 미만 / 건설 50억 원 미만)

■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의 4가지 축

▶ ① 안전보건 현황 공시 신설 (제10조의2 · 2026.8.1 시행)

가장 큰 변화입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와 공공기관, 지방공사·지방공단은 매년 다음 사항을 공시해야 합니다.

· 안전보건관리체제 · 산업재해 발생 현황 · 전년도 안전보건 활동실적 및 해당 연도 활동계획 · 안전보건에 관한 투자 · 산업재해 재발방지 대책과 이행계획

2026년 3월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연간 건설공사 금액 1,200억 원 이상 건설업체가 대상입니다. 정부는 우선 500인 이상에 적용한 뒤 300인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공시하지 않으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실무 포인트 — 공시 항목(관리체제·활동실적·투자·재발방지대책)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와 상당 부분 겹칩니다. 두 제도를 별개로 대응하지 말고, 중처법 대응 자료를 그대로 공시 자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문서 체계를 하나로 묶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 ② 위험성평가 — ‘실시’에서 ‘참여·공유·증빙’으로 (2026.6.1 시행)

개정법은 위험성평가의 무게중심을 문서 작성에서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 근로자 참여 의무 — 순회점검·설문조사·인터뷰 등으로 근로자를 참여시키고, 근로자대표가 요구하면 반드시 참여시켜야 합니다. · 결과 공유 의무 — 실시 일정, 유해·위험요인, 개선대책과 이행 계획·결과, 작업 시 유의사항을 교육·설명회·게시·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으로 알려야 합니다. ·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은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 등으로 상시 주지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종전에 없던 과태료도 신설됐습니다. ▸ 위험성평가 미실시: 1,000만 원 이하 ▸ 근로자·근로자대표 미참여 또는 결과 미공유: 500만 원 이하 ▸ 결과 미기록·미보존: 300만 원 이하.

부칙에 따라 과태료는 상시 50명 이상(건설 50억 원 이상)은 2027.1.1부터, 50명 미만(50억 원 미만)은 2028.1.1부터 부과됩니다. 다만 참여·공유 의무 자체는 2026.6.1 이후 실시하는 위험성평가부터 이미 적용 중입니다. 유예된 것은 ‘제재’이지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 ③ 재해조사 확대와 재해조사보고서 공개 (2026.6.1 시행)

· 조사 대상이 ‘중대재해’에서 ‘중대재해등’으로 확대 — 화재·폭발·붕괴 등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재해까지 포함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관계 전문가의 조사 근거와 출입·면담·자료요청 권한 구체화 · 재해조사보고서의 작성·제출 및 공개 근거 신설 — 원칙적으로 공소 제기 이후 공개, 일정 사유 시 그와 무관하게 공개 가능

사고 원인을 ‘근로자 부주의’로 마무리한 보고서가 그대로 공개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제 재해조사보고서는 내부 문서가 아니라 대외 문서입니다. 원인 진술에 그치지 말고 시스템 결함까지 분석해 개선계획을 문서화해야 합니다.

▶ ④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의 실질화

근로자대표가 추천하면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위촉하도록 하고, 근로감독관의 현장 감독에 명예감독관이 참여할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됐습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노사협의체를 운영하면서도 명예감독관을 위촉하지 않은 사업장은 추천서와 증명사진을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해 위촉 절차를 밟아 두어야 합니다.

■ 외국인근로자 안전보건교육 (2026.7.7 공포 · 2027.1.8 시행)

· 외국인근로자 기초안전보건교육 신설(제31조의2) — 채용 시 공단 등 교육기관의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야 하며, 이미 이수했거나 외국인고용법상 취업교육을 이수한 경우 전부·일부 면제 가능 · 정부가 예산 범위에서 외국어 통역서비스 등 지원 — 언어 장벽·낯선 작업환경으로 인한 높은 재해 위험이 입법 취지 · 미등록 기관의 교육기관 사칭 금지 등 위반은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으로 편입

■ 중대재해처벌법 — 법은 그대로, 해석이 바뀌었다

최근 6개월간 중대재해처벌법 본문은 개정되지 않았습니다. 2024.1.27부터 상시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실질적 규제 범위는 넓어졌습니다. 대법원이 적용 기준을 확정했기 때문입니다.

▶ 대법원 2026.1.29. 선고 2025도15060 판결

쟁점은 중처법 부칙의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였습니다. 2022년 3월 충남 서천의 한 공장에서 폭발로 근로자가 사망했는데, 그 공장은 50명 미만이었지만 본사·지점·다른 공장을 합하면 50명을 넘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사업 또는 사업장’이란 경영상 일체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사회적 활동단위를 뜻한다. 본사·지점·공장이 장소적으로 분리돼 있어도 인사·노무와 재무·회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채 그 활동단위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면, 개별 조직 한 곳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도 조직 전부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산해 법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원심 유죄 유지, 상고 기각)

실무 포인트 — “우리 공장은 30명이니 괜찮다”는 계산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인사·급여·회계가 본사에서 통합 운영되는 다사업장 기업이라면 개별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기업 전체 인원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업장별 독립성으로 다투려면, 인사·노무와 재무·회계의 실질적 분리를 평소 기록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기업이 지금 점검해야 할 7가지

· 위험성평가 절차 — 근로자 참여 방법이 절차서에 규정돼 있는가, 근로자대표 참여 요구 처리 절차가 있는가 · 결과 공유 — 일정·유해위험요인·개선대책·이행결과를 교육·게시·전자적 방법으로 알린 증빙이 있는가 · TBM 운영 — 중대재해 요인을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에서 상시 주지하고, 참석 서명·사진 등 기록이 있는가 · 안전보건 현황 공시 — 상시 500명 이상 또는 건설 1,200억 원 이상인가, 8.1 시행에 맞춰 데이터 취합 담당자가 지정돼 있는가 · 재해조사 대응 — ‘중대재해등’까지 포괄하는 조사 절차가 있는가, 보고서가 공개될 것을 전제로 작성되는가 · 명예산업안전감독관 — 근로자대표 추천에 따른 위촉이 됐는가, 위촉 서류를 관할 관서에 제출했는가 · 중처법 적용 범위 — 본사·지점·공장 합산 시 50명(및 5명) 기준을 넘는가, 인사·재무 독립 운영을 문서로 설명할 수 있는가

■ 마무리 — 규제는 ‘서류’에서 ‘증빙’으로 옮겨갔습니다

이번 개정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이제 감독관과 법원은 “규정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했고, 근로자와 공유됐으며, 기록으로 남았는가”를 봅니다.

위험성평가서가 캐비닛에 잘 정리돼 있어도 근로자에게 알린 증빙이 없으면 과태료 대상이고, 안전관리를 열심히 했어도 재해조사보고서에 시스템 개선 계획이 없으면 그 보고서가 그대로 공개되며, 공장 인원이 50명 미만이어도 본사와 합산해 50명을 넘으면 중처법이 적용됩니다. 세 문장 모두 ‘관리는 했는데 증거가 없는’ 기업을 겨냥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규정집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는 체계입니다. FAIR인사노무컨설팅은 위험성평가 절차 정비와 근로자 참여·공유 증빙, 안전보건 현황 공시 대응, 중대재해처벌법 안전보건관리체계 진단, 재해조사 대응까지 사업주가 법적 책임을 다하면서 조직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 문의: https://safety.plustai.com ☎ 02-387-9869 | ✉ plustai@nate.com

※ 본 글은 2026년 상반기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및 판례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사안의 최종 법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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